올해 오픈한 토론토에서 두 번째 카이세키 전문점, Aburi 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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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픈한 토론토에서 두 번째 카이세키 전문점, Aburi Hana

토론토 밥차 2021. 9. 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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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론토에 올해 오픈한 두 번째 카이세키 요리 전문점인 아부리 하나, Aburi Hana를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필자가 이 레스토랑을 예약한 건 8월 둘째 주에 예약했으며 그 시간부터 코스를 마친 순간까지를 리뷰하는 점을 감안하여 읽어주심을 바란다

 

토론토의 부촌이라 불리는 욕빌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실내 영업을 시작한 지 2달이 안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고급 플래터를 테이크 아웃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내 영업과 테이크 아웃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을 당시만 해도 특별한 식단이나 자세한 알레르기 정보 등을 많이 물었다

필자는 코코아 관련 제품에 예민증을 가지고 있어 초콜릿이나 코코아 버터 등을 많이 먹지는 못한다

여태까지 이런 점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기에 딱히 명시를 안 했다 (초콜릿 몇 조각은 괜찮은 정도라 증상이 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많은 양의 초콜릿 또는 코코아 버터 한두 조각 이상 먹으면 바로 알레르기 유사 증상이 온다)

그러나 관련이 있거나 상세한 정보 기입을 바라는 식당이기에 초콜릿 예민증이라 하며 이 점을 명시를 했다

그랬더니 예약 후 바로 다음날 레스토랑 측에서 질의 차 전화를 해왔고 초콜릿을 못 먹는 것인지 코코아 관련 제품을 못 먹는 것인지 물어왔다

그러고는 코스 마지막 디저트 중에 코코아 버터를 사용할 수도 있기에 명확히 하기 위해 전화를 한 식당 측에 처음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음식 예민증을 확인한 식당이 되며 이 단 한 번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예민증을 신경 써준 유일한 식당이었다

 

그리고 당일 필자는 레스토랑에 갔다

우선 도착하면 예약자 이름, 코로나 관련 질의를 하고 출입부 명단을 작성한다

그리고 레스토랑의 구조 및 각종 편의, 위생 시설의 위치를 알려주며 자리에 착석한다

 

 

모든 매트 및 사용자의 피부에 닿는 부분들은 이런 가죽 재질의 제품들이 많이 있어 따뜻한 느낌을 준다

 

 

 

 

필자는 키친 카운터 석을 예약했으며 식당 측은 인원수 및 예약자 수에 따라 칸을 나누었다

키친 내부와 좌석을 제외하면 상당히 어둡고 빛이 스포트라이트와 같이 필요 부분만을 강조하는 점에서 인테리어와 조명 위치, 제품 등에 상당한 신경을 쓴 점이 한눈에 들어온다

 

 

 

 

필자는 식사 전에 샴페인 한 잔을 시켰다

샴페인을 잔단위로 파는 가게가 많이 없지만 이곳은 잔단위로도 판매를 하는 점이 맘에 들었다

샴페인은 brut 샴페인이며 산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아뮤즈 부쉬가 처음에 나온다

두 개의 카나페로 이루어진 아뮤즈 부쉬는 앞에서 뒤의 순으로 먹기를 요청한다

앞에 카나페는 김부각과 같은 김 튀일, 홋카이도 호타테 (관자)를 요리하여 잘게 찢음과 동시에 계란 노른자를 피클처럼 절인 산도 있는 느낌의 카나페로 시작한다

관자 풍미가 살고 전체적으로 좋으나 간이 약간 세다고 느껴졌다

뒤에 있는 카나페의 경우 브리오슈와 성게알로 얇게 펴 바른 커버쳐 (couverture), 랍스터 꼬리, 김 튀김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니를 소스 및 커버쳐로 쓰는 점에 흥미가 있었고 시즈널 메뉴라는 점을 강조하는 셰프의 뜻이 비교적 잘 녹아든 아뮤즈 부쉬였다

 

 

 

 

 

 

애피타이저로는 아나고 요리가 등장한다

상당히 역동감 있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요리는 약간 매콤하게 절여진 숯불에 구운 장어와 편백나무 열매와 오이 샐러드, 훈연한 고추, 구스베리 피클, 그리고 어린 시소 잎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재료들이 잘 어우러지며 다양한 맛의 변화를 준다

음식 자체는 차갑게 느껴지는 온도는 아니며 드라이아이스는 역동감을 표현하기 위함으로만 쓰였다

 

 

 

토항이라 불리는 일식 수프를 내어준다

캐나다산의 옥수수와 오리 관자로 만든 미트볼, 고비(fiddlehead), 우엉 그리고 블랙 트러플을 올린 수프다

전체적으로 옥수수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심심한 맛의 오리 관자는 트러플과 먹으면 맛이 비교적 잘 사는 제철 채소를 이용한 수프이다

우엉을 체인 형식으로 엮어 눈으로도 보기 좋은 연출을 했다

이 미소시루가 나올법한 그릇을 내기전 위에는 따뜻함을 강조하기 위해 물을 분무를 하여 서빙한다

 

 

 

 

 

마지막 애피타이저인 사시미가 나온다

2주 건조 숙성한 혼마구로 아카미와 쥬도로를 꽃처럼 말았으며, 간장소스와 간 무를 같이 플레이팅하여 낸다

우선 기본적인 다이콘 오로시에 나오는 마구로의 크기가 작은 편이었다

사시미의 크기가 작다는 게 아닌 다랑어의 크기가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혈압육을 제외한 후 같은 1자형 사시미로 아카미와 쥬도로가 한 접시에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랑어의 크기가 작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마구로 자체의 맛은 비교적 좋았다

참치 건조 숙성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처음으로 먹어보았기 때문에 생참치나 냉동 참치랑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을 느끼진 못했다

그리고 은근히 칼집이 엉성했다

 

 

 

 

메인의 시작인 아유 (은어) 요리가 시작된다

은어는 카츠처럼 빵가루에 입혀져 튀겨 나왔고 아스파라거스는 템푸라처럼 튀겼다고 했지만 비교적 둘의 차이를 찾기란 힘들었다

검은 것은 타레이며 꿀을 구형화하여 만든 분자요리 기법, 그리고 퓨레로는 복숭아와 아스파라거스를 갈아 만들었다

은어는 타레나 퓨레랑 맞기보다는 꿀 캐비어와 더 잘 어울렸고 아스파라거스 템푸라는 타레와 퓨레에 잘 어울렸다

 

 

 

차갑게 낸 차완 무시가 나온다

플레이팅이 상당히 화려하다

차완 무시가 담긴 접시는 알루미늄에 가까운 재질이었고 접시 자체가 차가운 것으로 보아 미리 만들고 위에 플레이팅을 한 것으로 예상한다

 

 

 

 

오세트라 캐비어와 젤리와 식용꽃 그리고 어린 시소 잎이 입맛을 돋운다

차완 무시 자체는 간이 거의 안 되어있지만 캐비어랑 먹으면 간이 잘 맞는다

 

 

 

 

차완 무시로 나온 인터미션 때 나머지 요리와 잘 어울릴 레드 와인을 추천받았다

이탈리아 아비올로라는 2013년산 와인을 추천받아 마셨다

상당히 풍미가 짙고 산미와 보디감이 높았다

묵직한 맛이지만 비교적 음식과는 잘 어울렸다

 

 

 

 

킨메다이 (빛금눈돔) 구이가 나온다

마쓰가와를 기름으로 한 티가 나며 꽃 모양의 튀일, 킨메다이의 뼈를 이용한 쥬 (jus), 조개를 이용한 차완 무시가 나오며 위에는 젤리(뭔지 정확히 기억 안 남)로 구성되어 있다

차완 무시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 얇은 연두부 껍질과 같은 느낌의 재질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Jus는 전체적으로 달고 강한 타레 맛이 느껴졌고, 킨메다이의 기름짐을 산도가 있는 젤리가 커버를 해주며, 낫토와 두부를 섞어놓은 듯한 차완 무시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미야자키 A5 샤부샤부 그릴이라 설명한 요리가 나온다

말은 샤부샤부지만 딱 봐도 스키야키인 걸 알 수가 있었다

서빙전에는 스모킹 건으로 훈연을 입히며 여름 가지를 강조하는 설명이 있었다

비프 로스트를 먹는 느낌과 에그 슈레드(egg shred) 그리고 타레의 구성이 영락없는 스키야키의 모습과 맛이었다

가지는 상당히 신선함과 동시에 아삭함이 느껴졌고 이게 익은건가 싶을 정도로 아삭하게 느껴졌다 (물론 익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뜬금없이 스시가 나온다

 

 

 

 

이사키 야키시모, 벤자리를 아부리한 니기리다

이사키는 나가사키에서 왔다고 한다

 

 

 

 

시마아지, 줄무늬 전갱이 니기리다

위에는 유자 껍질과 같이 낸다

 

 

 

 

14일 건조 숙성한 혼마구로 오토로다

상당히 네타의 맛이 진한 편이다

 

 

 

 

우니 군간 마키를 다르게 재해석한 모습이다

플레이팅이 상당히 화려하다

우니는 홋카이도 산이며 김조각과 시소 잎이 올려져 나온다

초밥에 대해서는 후반 총평에서 이야기하겠다

 

 

 

 

 

미소 시루다

두 가지 종류의 미소를 섞어 만든 장국이며 상당히 진하게 우려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디저트가 나온다

올리브오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딸기 잼과 일본 수생식물 (뭔지는 안 알려줌)로 만든 젤리 그 위에 어린잎을 올려 나온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으면서도 셔벗같이 느껴진다

비건 아이스크림으로 나온다면 아마 한통 사다가 먹을 법한 맛이다

젤리는 짭조름한 맛이 있어 완벽한 단짠단짠이다

 

 

 

 

열대 과일과 보리를 이용한 디저트다

아이스크림은 아사히 맥주와 보리를 이용해 만들었고 그 외의 구성으로는 파인애플과 망고 콩포트 (compote), 아몬드 크럼블 (crumble), 코코넛 젤리로 이루어져 있다

어떻게 섞어 먹어도 맛이 흐트러지지 않고 잘 어울리는 디저트였다

 

 

 

 

마지막 디저트로 유자를 이용한 머랭 마카롱과 라즈베리 마델란이 나온다

 

 

 

 

유자 머랭 쿠키라고 해야 할지 마카롱이야 해야 할지 모를 이 디저트는 중간에 마시멜로가 쫀득한 텍스처를 주고 견과류가 위에 올라가져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구성이다

맛 자체는 적당히 단 편이다

라즈베리 쿠키라 설명해 준 마델란은 라즈베리 콩포트 같이 생겼으나 실제로는 빵의 일부분인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있고 라즈베리의 씨앗이 그대로 느껴지는 독특한 느낌이다

 

 

 

 

마지막 디저트가 끝나기 전 직원이 말차라고 소개해 준 차를 가져다줬다

센차를 말차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또 처음 본다

 

 

필자는 이날 생일 전날이었기에 미리 가게에서 축하를 받았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Happy Birthday라고 각인해 준 마카롱은 집에서 잘 먹었다

 

총평

 

우선 장점부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카이세키 료리 전문점이라기보다는 훌륭한 코스 요리를 먹은 느낌이다

정확히는 카이세키보다는 퓨전식의 컨템퍼러리의 식당이 맞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디자인이나 메뉴 구성, 서비스 등에 있어서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

정말 가온에서 느낀 접객 서비스와 깔끔한 음식들 덕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중에서 흠잡을 것들이 오늘의 단점이다

물론 이 레스토랑에 극찬을 보낸다

다만 필자가 보는 단점들은 이러하다고만 알아 주십사 한다

우선 일본어 설명에 너무 치우쳐 저 직원들이 발음을 제대로 못해 설명에 혼선이 몇 번 있었다

이사키를 사키라 발음한 것, 센차를 말차라 설명한 것, 김을 이용한 장식들을 그저 노리 시위드 (Nori Seaweed)로 만 표현한 점이 그러하다

그냥 영어로 해주고 나중에 일본어 그리고 영어가 적힌 메뉴를 주면서 왜 굳이 구태여 일본어로 설명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정작 서버들조차도 본인이 뭘 서빙하는지 알면서도 일본어 발음을 몰라 번역에 혼선이 깊어진 것들)

두 번째로는 뜬금없는 스시의 등장이다

스키야키에서 끝났어도 딱히 뭐라 할만한 점이 없음에도 스시 셰프를 따로 둔 점 (심지어 메인 헤드 셰프는 스시 셰프가 어떤 테크닉으로 스시를 쥐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굳이 스시 3조각을 주기 위해 시간을 잡아먹는 것등이 그러하다

스시에 까다로운 필자가 느낀 스시는 이러하다

스시 셰프의 손이 빠른 건 인정한다

혼테가이시를 하는데 돌려잡는 모션을 보지 못할 정도로 빨라서 다음 피스를 쥐어줄때 천천히 보여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니 말이다

다만 혼테가이시에 5수로 끝내고 그저 3수에 끝내도 될 만한 테크닉을 강조하는 쇼맨십, 그리고 엄청 훌륭한 네타도 아닌데 굳이 니기리를 내야 했던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보여주기 식인듯 하다

이 두 가지의 단점만을 제외한다면 정말 흠잡을 데가 없다

다만 카이세키 요리의 서비스를 느끼고 싶어서 간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

정말 사교적인 분위기나 비주얼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라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오늘의 토론토 맛집

아부리 하나, Aburi Hana에 대해 알아보았다